요시다 슈이치의 악인입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하늘토 한의원에는 차침이라는 시술이 있습니다
여드름 흉터 및 자국, 잡티등을 개선시키는 시술인데 저도 그 느낌을 직접 겪어보고자
지난 3월 초에 차침 1차 시술을 받았지요.
시술을 받은 그 날 밤 퇴근 후
원래도 야행성 인간형인데다가,
차침 시술로 얼굴이 화끈거려서 쉽게 잠을 이룰 수가 없었지요.
자려고 몇번이나 시도했지만 실패한 후 잠자기를 포기하고
재미있게 읽기 위해 고이고이 간직해뒀던 요시다 슈이치의 신작 악인을 꺼내들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책 읽을 때 편안한 상황에서 편안한 자세로 읽는 것을 좋아하고
책 읽을 때 주위 상황도 나중에 돌이켜보면 기억에 많이 남고 감동에도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 주의라서
기왕이면 컨디션도 좋은 날에, 좋아하는 음악 틀어놓고 차도 한 잔 하면서
제게는 가장 편안한 제 방 침대에 제 베게에 기대어 반쯤 누운 자세로 책 읽는 것을 가장 좋아합니다.
요시다 슈이치는 제가 만 19세 무렵 무라카미 하루키의 매력에 빠져
온갖 일본 문학들을 섭렵(?!)하면서 여러 작가들의 글을 읽었지만 딱히 하루키만한 남자 작가를 발견치 못했으나
아! 이 사람 대단하다!!! 스고이!!!를 마구 연발했던 작가입니다.
(여자작가로는 야마모토 후미오와 가쿠타 미쓰요가 있습니다.)
(그렇게 소중한 요시다 슈이치의 신작을 바로 차침 시술 한 날 펼쳤던 것입니다! 하하하)
아!
정말이지 말로는 표현하기 힘든 엄청난 그의 필력에 빠져
쓰라린 얼굴에도 불구하고 결국 새벽 3시까지 독파해서 마지막장까지 다 읽어버렸습니다.
정말이지 상당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제 의지가 아니라 글에 홀려서 끝까지 다 읽어버리게 되고야 만 듯한 그런 느낌.
요시다 슈이치는 지금까지도 충분히 재능있고 인기있는 작가였지만 거기에서 안주하지 않고
현재의 그의 재능에 충분히 만족하는 여러 매체에서 요청하는 끊임없는 인터뷰에 응하는 틈틈이
어느틈엔가 (눈부신!!!) 성장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나 멋진 작품으로 자신의 성장을 세상에 널리널리널리 대한민국의 한 한의사에게까지 알렸던 것이지요.
단언컨데 지금에서도 또 성장하고 또 성장하여 하루키를 뛰어넘는 일본의 대표작가가 될 것 같습니다.
이로서 [악인]은 재작년 봄에 읽은 [사신 치바]이후로 제가 가장 손에 꼽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감동의 크기로만 본다면 [사신 치바]보다도 앞서는 듯 합니다.
전율적인 웅장한 감동의 물결!!!
허허허
그 감동 덕분에 결국 거의 잠을 못자고 바로 출근하는 바람에
다음 날 하루종일 비몽사몽에 얼굴은 진정이 안되어 따갑고 힘들었지요 으허허ㅠ
악인이라는 한자를 아주 아름답운 글씨로 써내려간 책 표지 (일본 원판과 동일합니다)
이 아름다운 두 글자로 표지를 가득 채운 의미를 어렴풋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아마도 요시다 슈이치는 "악인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라는 메세지를 던져주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영롱하게 반짝이는 악인이라는 두 글자를 통해 말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악인이라는 게 뭐지?
선하고 악하다는 것을 가를 수 있는 기준이 뭐지? 그 기준은 과연 정당한 것인가?
사람이 사람을 판단하고, 그 죄를 치르게 하기 위해 벌을 주고, 사형까지 시킨다는 게 과연 말이 되는 소리인가?
사람이 사람을 사랑한다는 감정은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사람의 감정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것은 얼마나 잔혹한 범죄행위인가?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너무나 제 가슴을 먹먹하게 했고, 또 차침시술을 받은 쓰라린 제 눈에 뜨거운 눈물이 흐르게 했던
유이치와 미쓰요의 마지막 그 순수한 사랑
"세상에서 하는 말이 맞는 거죠? 그 사람은 악인이었던 거죠?
그런 악인을, 저 혼자 들떠서 좋아했던 것뿐이죠.네? 그런거죠?"
미쓰요의 마지막 말이 너무나 가슴아픈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했습니다.
이 책에서 악인이라는 말은 바로 마지막 페이지 바로 이 대사에서 나옵니다.
마지막 장은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저도 모르게 몇번이고 반복해서 읽었습니다.
요시다 슈이치가 감히 나의 대표작이라고 말하겠습니다고 했다는 [악인]
정말로 기대 이상의 놀라운 작품이었습니다.
앞으로 요시다 슈이치가 저를 더욱 더 감탄하게 해주기를 희망합니다.
물론 내용도 설정도 매우 다르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생각났던 바로 이 커플!
너무나 아름다운 사랑이지만 너무나 가슴이 아픈 이 커플이 생각났습니다.
(히스레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